• * 백번은 듣고 보고 생각하고 *
  • 나이가 들어가며 실수 없이
    살려하니 무슨 일에든 백번은
    듣고, 보고, 생각 하고 결정한다.

    노래가 좋으면 백번이상 연속
    듣고 그래도 좋으면 맘에심고,
    성경 말씀, 책의 구절이 좋으면
    백번이상 읽고 생각하고 내 것이
    되게하고, 일을 하려면 백번이상
    해 보고 난 뒤에 잘했나 못했나
    생각하고 계속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래도 가끔은 실수가 있다.
    마음을 쓸어내고 아파할 만큼한.

    연유를 입양 보냈다.
    작년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교회 앞에 버려진 아이, 그래서
    연휴라 이름짓고 연유빛 색과
    부드럽고 달콤히 살라고 연유로
    개명을 시켰던 눈이 예쁜아이.
    아직도 자기를 버리고 간 가족의
    차종과 비슷한 승합차를 보면
    죽도록 달려가는 아이.
    풀어 놓으니 마을의 골치덩이
    밭일 하는 사람들에게 힘 주는
    귀염둥이 나도 밥만주고
    잠자리만 보살필 뿐인데
    그렇게 꼭 넉달을 같이 지냈는데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이틀을 파주에 다녀오면
    물 한모금,  사료 한톨 먹지
    않고 버틴다. 미안하게 만든다.
    또 버려진단 맘이었을까?
    지난 주일 내려오니 또,
    사료랑 물이 그대로다.

    이층집 아재가 찾아왔다.
    '목사님 연유 때문에유
    목사님 가시고 나면 온 마을을
    목사님 찾으러 댕기네유
    우리 집에도 왔다가유...
    그리고 밤이건 낮이건
    비 오건 눈 오건 길 한복판에
    앉아서 기다려유 위험하게시리' 

    그랬구나 그래서 내가오면
    흙이 잔뜩  묻어서 달려 왔구나.
    백번 생각해 보자.
    백번 더 쳐다보자.
    마음을 읽었을까? 귀여운
    삼종 표정을 보여준다.
    무심한 표정, 윙크, 갸우뚱,

    무슨 약속이나 한듯
    배밭집 형제가 왔다.
    '목사님 친구가 연유를 보고
    너무 탐을 내서 보러 왔슈'
    '백번만 생각 해 보고요'

    '사랑해서 헤어집니다.'
    말도 안돼 절대 안 믿었는데

    사랑해서 보내기로 했다.
    그리곤 혼자 앉아 백번은
    후회하고 백번은 잘했다 하면서

    어제, 오늘 참 날이 흐리고
    어둡다. 그리고 아무것도
    할수가 없다. 겨우 겨우
    주일예배 영상 펀집만
    간신히 끝내고 예배 참석 못한
    사람들에게 보내고 하늘을 본다,
    오늘만은 찬양곡이 아닌
    가요를 백번 넘게 듣고 있다.

    긴 꿈이었을까 저 아득한 세월이
    거친 바람 속을 참 오래도 걸었네
    .
    .
    고마웠어요 스쳐간 그 인연들
    아름다웠던 추억에 웃으며
    인사를 해야지

    내 젊은 시간은 지나고
    기억할게요 다정한 그 얼굴들
    나를 떠나는 시간과 조용히
    악수를 해야지...

    그리고 수고한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하나 둘 치운다.

    지운다. 장식할 때 곁에서
    좋아라 하던 연유를..
  • 글쓴날 : [22-02-01 21:39]
    • 김정식 기자[kjs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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