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딱 하루 *
  • 찬 바람이 세차다.
    나뭇가지에 남겨진 잎이 없다.

    춥다, 몹시 춥다, 
    안에서도 이리 추우니
    밖은 더 추울 것이다.

    방수칠을 했어야 했는데
    딱 하루 늦게 도착해서
    비 내리고 춥고 또 비 내리고
    두 주를 그냥 보냈다.
    딱 하루 늦었을 뿐인데...

    별반 반갑지는 않지만
    수양관 앞으로 2차선
    도로가 생긴단다. 

    이 추위에 맨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춥겠다.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버지고,
    혹시 어느 교회 성도일텐데
    늦지말자, 잠시라도 지체말자.

    물을 끓인다.
    커피를 탄다.
    그리고 찬 길 위지만
    따끈하게 작은 대접을 한다.

    '아이고 목사님...'
    한 분이 목이 메인듯 뭉클함이
    전해져 온다. 

    얼마나 춥고 고될까?
    남편으로 아비로 책임을 다하려
    이른 새벽 집을 나섰을 그들을
    위로하고 토닥여 준다. 조심스레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  오는 길

    그 가장들을 위해 기도한다.
    힘이 들어도 보람되고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 달라고. 

    예배실로 들어서는데
    틀어 놓은 오디오 기계에서
     '긍휼히 여기는 자는~'
    찬양이 약속된 듯 울린다.'

    하나님 알고 계셨어요?
    저들을 긍휼히 여겨 주소서.
    바람도 날씨도 손도 찬데
    마음이 눈가가 뜨겁다. 
    아주 많이...

    모두들 조금이라도 더 늦기전
    주님께로 돌아 오시기를...
  • 글쓴날 : [21-12-07 21:28]
    • 김정식 기자[kjs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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