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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내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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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님 이게 무슨일입니까?
예배를 드릴 수가 없습니다.
인내력을 시험하시려는 건가요?
다른건 몰라도 목사되고 나서
사람들에 치이다 치이다 제일
쎄진게 인내력이니 염려 않하셔도
되는데...
하필 예배 시작 직전에 뒷집
마늘 밭에 비료를 뿌린다.
말이 비료지 온갖것이 섞인...
냄새가 온 마을은 물론 2m
남짓 밭에 붙은 우린 오죽하랴
숨을 쉴 수가 없고 두통까지
모든 창문과 문을 닫고 땀범벅이
된다. 할메요 너무하신거 아닌가요?
아들이 일을 다니니 쉬는 날이라고
비료를 붓고 로타리를 치는가 보다.
저렇게 해야 사니 우짜겠나?
그런데 점점 더 심해진다.
예배를 마치고 들어 앉으려니
사방을 다 막아서 실내 온도가
무려 45도, 내년 부터는 절대 마늘밭
일은 않도와 준다! 그래도 할메가
땡볕에 일하면 달려 나가겠지?
원망, 자조, 후회, 이런저런 잡다한
표정 다 부리다가 그냥 주저앉아
에어컨을 달까? 이유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때! 비가 오신다, 아니
쏟아진다. 와 폭우다, 냄새 때문에
미리 창문들을 닫아서 이리저리
뛰지 않아도 된다. 금새 30도까지
떨어진다. 비가 내리니 냄새도 점차
잦아 드는것 같다.
그래 얼른 할메를 전도해서
밭 입구랑 트랙터에 '주일은 쉽니다'
안내 문을 붙이게 하자! 그게 최고의
방법이겠다.
에구 찌질한 목사야!
인내함이 쎄졌다며 그래
영혼 구원이 아니라 고작
냄새 때문에 전도한다구?
하나님! 요즘 까칠해 지셨어요
뭔 말 꼬리를 잡으시고 그러셔요?
그냥 말이 그렇다는거지요...
더 말대꾸하면 비를 멈추실까
한발 슬쩍 뒤로 물러나고 여하튼
감사합니다, 이렇튼 저렇튼
주님 한분 밖에 제게는 없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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