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유가 없네 *
  • 온 사방에 둘러친 거미줄,
    채소랑 구분 못할만큼 자란 잡초,
    바닥이 질겅할 만큼한 습기,
    말 그대로 전쟁이다.

    커피 한잔하고 시작해야지
    맘은 그랬는데 급히 부르는
    마을할메 '목사님!'  뭔일인가 싶어
    나가보니 '밭이 울어유'  나 이런

    찬물 샤워를 네번이나 한 날,
    그래도 수확물이 있어 흐믓한 날,
    오르거나 내려 오거나 여유가 없네

    코로나 19로 조용한 시골마을도
    웅성 웅성 '애덜이 온다는 걸
    오지 말라 했슈' 교회 성도를
    주인공으로 한 인간극장 촬영팀이
    온걸 보시고 한 소리 슬쩍 던지신다.

    '체온 체크랑 다했어요'
    '잉 목사님이야 어련히 하셨거슈?'
    됐다는 건지 아니란 건지
     
    여기서는 돌려 말하는걸
    잘 알아 들어야 한다.

    파주 교회 주차장에 핀
    꽃 한송이가 밟힐까 케내어 온
    아주 작은 꽃, 새로 이사왔으니
    신고 해야지?
  • 글쓴날 : [21-07-23 21:55]
    • 김정식 기자[kjs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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