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 는 느그 둘의 블루스다!
뭐든지 삼세번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68년생 김규태.
그를 잘 모르던 사람들도 "우리들의 블루스"를 말하면
"아,그거 !" 하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김규태 감독, 부산에서 공부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으니 "의대 정도는 가야지" 했다가 연거퍼 떨어지고 연세대학 신문방송학과에 3수 끝에 합격했다. 졸업후에 KBS도 3수끝에 합격했다.
방송입봉도 3년씩, 세번, 합해서 9년동안 조감독을 치른후에 성공했다. "좋은 사수를 만난 덕" 이라고 말했다.
삼세번 징크스가 그를 단단하게 키운건가?
현재 그는 "지티스트"라는 회사에서 대표선수로 불리는 감독이 됐다.
"지티스트"의 G가 그레이트! 그 "위대한" 이라는걸 알고 좀 놀랬다. 그냥 "자이안트" 쯤 인줄 알았는데ᆢ
이미 위대해진 김규태 감독에게 물었다
Kbs입사 9년차인 2004년, 드라마시티에서 입봉했지요? 입봉후에 어? 이거 재미있다 싶은 건 언제부터?"
역시 삼세번 째 만든 "아나그램" 이라고 답했다.
세번째엔 반드시 끝을 보는 남자, 김규태 감독은 좀 늦되 는 스타일 이다.
좀 느리지만 치명적 중독증을 유발 시키는 김규태감독의 영상은 단순한 중독증 뿐 아니라 반드시 후유증과 부작용까지 이어진다.
남들 안하는 짓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스텝들은 말한다.
소위 "얼빡샷"만 해도 그렇다. 주먹만한 배우얼굴을 수술실 카메라처럼 훅 당겨서 눈에 실핏줄 터진거까지 보여주는 특이한 관음증상?도 그러하고 장애를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장애를 가지고 사는 사람에게 연기를 시키는 뱃심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 것 보다는 인물과 사물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 다른 각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분이 중요하다. 3분을 보면 " 어! " 하다가 30분이 지나고 그때 부터는 시리즈넘버를 세면서 끝까지 간다.
때때로 날 밤 새우고 눈 벌개져서 출근했다가 "원나잇" 오해를 받기도 하고 중간에 끊지못하고 몰아보느라 출근 포기하고 코로나 핑게 댔다가 꿈꾸던 유럽출장 팀에서 아웃된 사람도 있다.
그래서 "김규태빠"들은 "마약보다 더 쎄다!" 고 말한다.
세상에 떠도는 마약김밥, 마약떡볶이에 이어 그의 작풍은마약 드라마의 경지에 올랐다.
소위 "김규태빠"들은 그의 작품에 중독되어 그것들을 "뽕드라마"로 칭하고 12명의 주연급 배우가 동원됐던 그의드라마를 보며 예수의 열두제자를 논하는 "불경"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나마 손을 떨거나 동공이 확장되는등의 금단현상이
없다니 그건 참 다행한 일이다.
최근에 급진적 중독증을 몰고왔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고나서 한동안 앙금처럼 남아있던 궁금증이 있었다.
은희한수편에서 고교시절, 킹카였던 친구가 찌질한 처지로 고향에 돌아와 오직 돈 때문에 자신을 사모하던 여자동창과 남녀상렬지사를 저지르려는 참으로 비린내 나는 대목이 나온다.
결국, 돈 2억을 얻어내기 위해 꾸민 일이 들통 나고 모든걸 포기하지만 그 외로운 아픔을 알고 돈을 꽂아주는 여자동창과 그 돈을 다시 쿨하게 돌려주는 해피엔딩 장면이 트름처럼 끄윽끄윽 올라오곤 했다.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는거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 그거!"하는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약간 망설이다가
"그게 좀 그렇긴 하지요? 그런데요, 원래 작가님이 진짜루 그런 사람이에요. 작가님이 확신하는 리얼리티를 살릴 수 밖에 없었죠. 그리고 나도 정말, 그런 친구였으면 좋겠어요"라며 희죽 웃는다.
부산에서 올라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다니며 발 걸치고 있던 영화동아리에서 "영화는 좀 어색했고 나랑 좀 멀리 있는듯 했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같은 시기에 연세대를 다녔지만 한번도 만난적 없다는 봉준호감독의 모습이 생각나서 물었다.
영화를 쎄게 찍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전에 "아이리스"로 한 번 맛을 봤는데 ᆢ
또 히죽이 웃는다. 허공을 한 참 보다가
"영화 좋지요.ㆍㆍ하고 싶긴 한데 기회가 오면 해봐야지요. 제가 좀 게을러서 ᆢ"
2006년 "이 죽일 놈의사랑" 으로 tv신인연출상도 받았고 2010년엔 코리아 드라마어워즈에서, 2013년 "아이리스"로 작품상,연출상, 또 "그겨울 바람이 분다" 로 연출상까지 몰아 받았고 "백상"에서는 tv 부문 3관왕 (그게 전부다.)을 받으며 상을 싹쓰리 해버렸다.
그러면 지금 쯤, 영화가 "훅" 땡기지 않을까 했는데 여전히 심드렁이다.
허긴, 영화도 습관처럼 삼세번 후에 성공할 거면 안하는게 낫다. 영화는 사정상 단판승부가 많은 장르다.
흔히 말하는 "노희경전문감독"이라는 말에 대해서 물었다.
" 러키한 일 이지요. 처음엔 잘 몰라서 작가님한테 '좀 대중적으로 갈 수 없냐고요?' 라고 도발을 했어요. 그랬더니 말간 눈으로 날 한참 들여다 보더니 착하게 웃는거예요. 그때 알았지요. 아차! 내가 헛발질을 심하게 하고 있구나."
그 헛발질 후에야 감독김규태는 "노희경학"에 심취하고
그 심도가 깊어질때마다 그는 자꾸 바다로 다가갔다.
부산의 바닷바람에 익숙한 그는 자기 드라마의 주서식지를 바닷가로 이끈 이유가 우연은 아닐것이라며 갯냄새
나는 너털읏음을 쏟아냈다.
바다는 사람을 착하게 만들고 바다는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오직 낮은 곳을 향해 흘러온 물이 비로소 위대해 지는 곳, 바다는 처절한 겸손과 위협적 교훈을 선사한다.
"드라마의 서식지가 주로 바닷가네요" 라는 말에
"어, 정말 그러네요. 제가 바다에 익숙해서 그런거 같아요.
바다는 편안함을 주거든요. 그리고 바다는 때때로 '까불면 혼난다!' 라고 말하잖아요."
물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났다.
만만한 것들을 말할때 단어앞에 물을 갖다 붙이는 이유는
하찮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물이 세상에서 가장낮은 곳에서 바다가 되었을때, 물은 비로소 위엄을 갖춘다.
그때부터 물은 우리가 더이상 마실 수 없는 존재임을 알게하고 땅의 배분조차 그가 주관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걸 그 둘은 아는갑다.
물 좋아하는 사람들, 특히 바닷가 사람들이 좀 별나긴 한데
부산의 바닷가에서 자란 김규태감독과 함양산골에서 태어난 노희경작가와의 조합 또한 별나다.
그래서 노희경 작가가 그렇게 말했나보다.
"우린 서로 달라서 철저히 보완이 될것 이라고 ᆢ"
보통은 친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절대로 그럴 일을 안 안드는게 공식인데 그 둘은 참 절묘한 케미를 이루며 중독성 강한"마약"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
아직도,
드라마는 당신에게 무엇인가 물었다.
"그냥 삶이지요. 재미있는 일상 ᆢ그리고 기분좋은 숙제
같은거, 칭찬받을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느낌, 요즘엔 조금 무거워지는 거 같아서 책임감, 긴장감을 느끼지요.
더 게을러지기는 힘들것 같아서 쫌 걱정^^."
작가노희경과 감독김규태는 둘이서, 낮게낮게 흐르는 물처럼 눈높이를 맞춘지 오래,
이제 서로서로 가슴 깊은곳,바다처럼 낮은 곳에서 만났을때, 울컥, 눈물로 스스로 위대해지는 그런 사람들의 속 이야기를 도시에서온 야무진 농사꾼처럼 잘도 풀어내고 있다.둘이서,
참, 잘났다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