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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일 다한 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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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보면 작건 크건
힘들고 짜증 날만한 것들이
참 많다.
그런데 하루에도 몇번씩 낙엽을
치우는 일은 오히려 열심을 다해
치우고 바라보게 된다.
마치 할 일 다 하고 생을 마치는
친구를 보내는 마음으로...
한 겨울을 지내고 아직 이른 봄
나뭇 가지에 살짝 내민 것이
봄을 알리고 희망을 준다.
곧 잎이 나오겠구나,
여름이 되면 큰 그늘 만들어서
쉴 공간 만들고 바람불면
그 소리를 더 해 주고, 비 오면
그 소리를 키워주고,
기을이면 노랗고 빨간 색으로
마음을 키워주고 누구나 한번쯤
있었을 법한 추억들을 끄집어
내어 준다. 그리고 마지막 떠나는
그 순간까지 놀잇감 없는 길냥이의
놀이가 되려 바닥을 구른다.
내가 그럴까? 누가 그럴까?
다 내어주고 마지막 가는 길도
그렇게 여유로운 모습인 사람이
있을까? 그리 한번 해볼까?
관리인에서 목사로 변하려
파주로 향하는 준비가 이것 저것
힘든가? 낙엽한테 넋두리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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