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65×5-21 *
  • 망가진 산수로 평생을
    살았다, 그래서 숫자에도
    약하고 이익과 손해도 잘
    계산이 안된다.

    매주 20가지도 안 되는
    교회 지출 항목 계산을 못해서
    어쩌다 맞는날 재정부에서
    오호!라며 놀람과 놀림을 보내온다.

    너무도 짧은 만남 후에 딸 내외를
    빗길, 새벽 길을 달려 공항에
    내려놓고 돌아선 후로 온 종일
    숫자에 계산에 매달린다.
    5년만에 만나 스무하루를 그 안에
    나는 태안교회를 돌보려 아홉날을
    떠나 있었으니 함께하지 못한 날이
    너무도 많았다. 열 네시간을 가는
    비행기의 시간을 따져본다.

    지금쯤은 어디에?
    얼마가 지나야 다시 볼까?
    또 숫자를 세고 계산을 해보고
    아이들을 보내고 티내지 않으려
    애써 웃는 아내를 본다.
    천천히 걸어오는 발길을 본다.
    집에 돌아와 아이들의 흔적을
    치우는 아내를 본다.
    나 보다 더 큰 아쉬움일 텐데...

    오늘 난 참 어렵고 귀찮은
    숫자와 계산, 망기진 산수로
    하루를 꼬박 보낸다.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삐걱 거리던 내 머릿속 계산기를
    조용히 덮는다.
  • 글쓴날 : [22-08-10 00:04]
    • 김정식 기자[kjs335@hanmail.net]
    • 다른기사보기 김정식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