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쟁이다 *
  • 은혜로만 버티기는
    너무도 버겁다.
    이건 전쟁이고,  사투다.

    너무도 강한 바람에
    찢기고 꺽이고 날아가고
    계속되는 강한비에 넘치고
    스며들고 뚫어지고...
    파주도 태안도

    막고 덮고 세우고 치우고
    어찌하든 해 본다. 은혜로
    한달내내 어지럼증으로
    기진맥진 해도 예배와 보이는
    어려움들은 어떻게든 한다.
    은혜로...

    하지만 습기, 곰팡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계속 환기 시키고 제습기 돌리고
    물이 차면 버리고 다시 돌리고
    두 시간에 한번씩 살펴야 한다.
    번갈아 건물을 옮겨가며 틀고
    꼬박 밤을 지킨다. 나도 기계도
    지쳐간다. 두 대로는 버거운가 보다.

    그래서
    전쟁이다. 사투다.
    전쟁은 내편도 있어야하고
    지원과 구호물자가 필요하다.
    저녁무렵 마을 누군가 마늘을
    늦은 밤 마을 누군가 큰 양파를
    새벽녘 마을 누군가 실한 양파를

    내편이고, 구호물자다.
    교회라면 쳐다보지도 않고
    말도 꺼네지 못하게 했던 마을,
    가씨 집성촌 마을복판에 있는 교회에
    첫 열매를 가져다 놓는다. 
    교회에서 쓰시라고
    장애인 가족들 나누라고...

    삶에서의 전쟁, 
    목회 현장에서의 사투는
    결국 은혜로 이루고 마무리 한다.

    제습기에 가득찬 물 비우러
    다시 나선다. 다시 전쟁이다.
  • 글쓴날 : [22-07-05 17:01]
    • 김정식 기자[kjs3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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