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력 검정고시 시작 21년 만에 고졸 검정고시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차별 없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충남 천안 ㈔한빛회 부설 한빛장애인평생교육원은 뇌병변 중증장애를 앓는 변재민(38)씨가 최근 '2021년 제1회 검정고시'에서 고등학력으로 합격해 졸업식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교육원에 따르면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장애를 지닌 변씨는 장애의 특성상 읽기·쓰기가 힘들고 발음하기조차 쉽지가 않았다.하지만 대학진학이 꿈이라고 밝힌 변씨는 2000년부터 장애인생활시설에 거주하면서 초등학력 검정고시를 준비했고, 2014년 8월25일 중졸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변씨는 "2018년 고졸검정고시에서 5과목에 합격했다. 하지만 국어·수학 과목이 어려워 6회에 걸쳐 시험을 봤으나 떨어졌다"며 "포기하고 싶고 힘들 때마다 상담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교육원 원장님과 검정고시를 지도해준 선생님들에게 모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졸업 학력을 받아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며 "무엇보다 초등학교 때 입양 후 긴긴 시간을 믿음과 희망으로 지켜보며 응원해준 양 어머님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고졸 검정고시 합격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발판으로 인권 강사 활동 또한 열심히 해 볼 생각"이라며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차별 없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애써 보려고 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임은영 원장은 "변씨는 띄엄띄엄 정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공부가 어렵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장애를 딛고 매 수업시간에 충실히 참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임을 충분히 알기에 더욱 더 뿌듯하다"며 "지속적인 교육 자원 제공으로 취업으로 연결되어 자립을 꿈꿀 수 있는 장애 당사자가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