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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동원*

이 시국에 설마
총동원 전도기간? 이런 거?
절대 아님. 난 시국의 어려움을
몸소 겪고 지켜내야 한다는 목사임.

아침 9시30분 벌써 온도가...
이게 사실이여?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습한기를 제거해야 하는데...
먹을 반찬이 없는데...
타올, 젖은 옷,  숙소 침구도
말려야 하는데...

경험, 기억, 아는 것 총 동원.
교회 집사님이 안 쓰신다며
보내온 압력밥솥, 안해봤는데,
냔생 처음 압력밥솥에 밥을 짓고,
설명서를 봐도 도통 모르겠고,
칙 소리나면 불 줄이고 어쩌고
금방 칙 거리는데 줄이라고?

반찬이 없다, 아니 만들면
금방 상하고 일단 있는 재료중
직접수확한 마늘 편 썰어넣고
멸치를 볶는다. 반찬 하나,

감자랑 풋고추 썰어 넣고 
된장국 끓이고, 반찬 둘,

몇달 전 오이 피클을 주셨는데
안 먹는 거라 그냥 두었던거 꺼네
냉수로 우려내고 어린시절 기억을
더듬어 꼭 짜서 무쳐내니 반찬 셋.

이제 반찬 부자다.
팁  하나
된장 찌게나 국에는 마늘을
넣지 않는다, 마늘향이 된장 맛을
가리기 때문 이건 서산 최고의
된장찌게 맛집 로타리 식당의
권사님이 알려준 비밀,

여름 반찬에는 파를 넣기보다
덜 매운 풋고추를 썰어 넣는다,
파는 빨리 물러져서 맛을 죽인다.

음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 하나.
장애인 어르신들의 보금자리가
완성되면 꼭 주방 조리사로 남으려고,
짤리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연구를...

다음은 빨래들,
바람에 자꾸 쓰러지고 날라가고,
머리 총 동원,
다이소에서 2천원에 구입해 둔
줄을 나무에 걸고 메니 그럴듯한
빨래 건조대 완성,

바람에 넘실대는 이불 너머로
구름이 흘리간다. 시골집 마당같다.
이제 찬양 들으며 비대면 예배 준비
편집하고, 브런치 먹고, 나이도 먹고,
세월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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