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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이다 *

은혜로만 버티기는
너무도 버겁다.
이건 전쟁이고,  사투다.

너무도 강한 바람에
찢기고 꺽이고 날아가고
계속되는 강한비에 넘치고
스며들고 뚫어지고...
파주도 태안도

막고 덮고 세우고 치우고
어찌하든 해 본다. 은혜로
한달내내 어지럼증으로
기진맥진 해도 예배와 보이는
어려움들은 어떻게든 한다.
은혜로...

하지만 습기, 곰팡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계속 환기 시키고 제습기 돌리고
물이 차면 버리고 다시 돌리고
두 시간에 한번씩 살펴야 한다.
번갈아 건물을 옮겨가며 틀고
꼬박 밤을 지킨다. 나도 기계도
지쳐간다. 두 대로는 버거운가 보다.

그래서
전쟁이다. 사투다.
전쟁은 내편도 있어야하고
지원과 구호물자가 필요하다.
저녁무렵 마을 누군가 마늘을
늦은 밤 마을 누군가 큰 양파를
새벽녘 마을 누군가 실한 양파를

내편이고, 구호물자다.
교회라면 쳐다보지도 않고
말도 꺼네지 못하게 했던 마을,
가씨 집성촌 마을복판에 있는 교회에
첫 열매를 가져다 놓는다. 
교회에서 쓰시라고
장애인 가족들 나누라고...

삶에서의 전쟁, 
목회 현장에서의 사투는
결국 은혜로 이루고 마무리 한다.

제습기에 가득찬 물 비우러
다시 나선다. 다시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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